Poster #2 — Things I Like #2
집에 언제나 빈 액자를 하나 사둔다. 인테리어 소품으로 액자만한 것이 없다는 걸 알게되었을 때 액자에 넣을 이미지를 찾아서 구매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서부터다. 본업이 디자인이니 그냥 내가 디자인해서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만들어 넣으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언제나 그렇지만 시작은 가벼운 마음이다.
문제는 빈 액자 상태로 몇 년을 보내게 된다는 점이 치명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어쨌든 빈 액자를 보면 뭐라도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정도는 역할을 해준다. 내가 좋아하는 것 포스터는 사실 그런 의미에서 매년 무엇이라도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가장 접근하기 쉬운 소재를 골라둔 것인데, 이 조차도 몇 년을 건너 뛴다. 의도는 해 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대상으로 포스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물거품이 되긴 했지만
올려진 이미지는 내가 만드는 포스터 그 두 번째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의 범주를 나열해봤다. 이 블로그의 설명 글과도 연결되는 문구다. 여러 베리에이션을 만들었지만 역시나 취향상 오래 붙들고 있다보면 최대한 제거하고 싶어지는 것이 나의 직업병이다.
키워드를 골라야했다. 내가 좋아하는 키워드를 평소에 기억해두는 것은 아니지만 떠오르는대로 써봤다. 처음에는 Alcohol & Cigarette 도 있었다. 하지만 액자의 목적을 고려해볼 때 그리 좋은 키워드는 아닌 듯해서 제거했다. 나머지는 어떤 근거로 나열했든 인생에서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한 키워드임은 분명하다. 그 중에서 Graphic & Typography를 첫 번째로 쓴 것은 키워드에서 꽤 멀어져 있어서 가까워지려는 마음일지도.
이 액자를 완성하고서 이케아가서 또 다른 액자를 샀다. 먼지가 쌓이고 있다.